촛불집회에 막힌‘관광서울’
촛불집회가 장기화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여행업을 운영하는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크게 볼거리가 없는 서울, 그나마 관광명소가 집중돼 있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가 촛불집회에 자리를 내주면서 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여행사는 급하게 대체 패키지 상품 구성에 나섰고 호텔과 관광버스업계 등은 예약 취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인 한국관광 전문 여행업체인 트래블짐스클럽은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다. 청와대 청계천 경복궁 등을 중심으로 패키지 상품을 구성했는데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이 일대의 관광상품이 팔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관광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영어권 관광객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 이후 40~50% 이상 줄어들었다.
이 회사 김건영 실장은 “청와대나 고궁, 청계천 등은 명소이면서도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서는 필수 코스다. 촛불집회가 있으면 관광객에게 양해를 구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손님도 많고 대체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호텔업도 마찬가지다. 서울광장과 바로 맞닿아 있는 P호텔은 사실상 레스토랑 부분이 개점휴업 상태. 차량통제가 이뤄지는 날마다 7개의 레스토랑에서 25~30건의 예약취소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투숙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소음으로 인한 민원에는 속수무책이다. P호텔 관계자는 “촛불집회 참가자를 이해한다”면서도 “당장의 매출 하락도 걱정이지만 호텔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티투어버스도 울상이다. 시티투어버스 전 노선은 광화문을 중심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촛불집회가 있는 날이면 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운행에 나섰다가 환불 소동에 휘말린 것도 여러 번이다. 실제 시티투어버스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00만원 이상 줄어들었다. 김철우 서울시티투어버스 소장은 “지난 6~8일은 연휴여서 내심 기대를 많이 했는데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저녁시간 때는 운행 자체를 중단했다”며 “이로 인한 손해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김무세 기자(kimmss@heraldm.com)